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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제주도

KimchiPig의 갈치김치 이야기 "제주 남도미락"

by kimchipig(김치피그) 2024.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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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갈치김치 추억

갈치김치에 관심이 생긴 건 제주도 한 음식점 때문이다. 다금바리횟집(남도미락)으로 알려진 집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대통령 한 분이 제주도만 오시면 이 집을 찾으셨다고 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지인과 함께 제주도에 왔으니 크게 한 번 사치스럽게 미식을 즐겨보자고 해서 찾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과욕을 부려 다금바리 회 한 상을 주문했다. 솔직히 난 다금바리 회 맛을 크게 못 느낀다. 광어 회보다 조금 더 찰지다는 느낌 정도? 맛은 큰 차이를 못느낀다. 하지만 가격차이는 확실했다. 어쨌든 지인과 나는 2층에 자리를 잡고 통창으로 대서양을 바라보면서 회를 먹었다.

남경미락 다금바리 회

 

그런데 정작 놀란 건 갈치김치 때문이었다. 맛도 맛이지만 엄청난 비주얼에 충격을 받았다. 팔뚝만한 갈치 한 마리가 김치 반포기와 함께 나온 것이다. 우리는 놀라 주인장께 여쭤봤다. “우린 이 음식을 주문하지 않았는데요?” 김치인건 알겠는데 그 웅장한 자태에 우리는 이 것이 절대 반찬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장의 대답은 의외였다. “서비스 반찬입니다.” 하시는 거다. “? 이게 반찬이라구요?” 무뚝뚝한 주인장은 대꾸도 없이 먹기좋게 갈치와 김치를 무심히 툭툭 해체하시곤 내려가 버리셨다. 우리는 다금바리가 비싸니 이 메뉴를 시키는 사람들에게 모두 나오는 반찬 서비스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 많은 걸 다 어떻게 먹지?” 갈치김치 맛은 깊고 쿰쿰했다. 감칠맛이 폭발해서 한번에 많이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인과 나는 주인의 성심에 부응하지 못할까봐 최선을 다해서 먹었다. 그렇다고 억지로 먹은 것은 아니었다. 갈치김치라는 것의 특색에 반한 것이다. “~~ 갈치 한 마리를 이렇게 먹는 방법도 있구나!“ 라며 지인과 나는 감탄하며 갈치김치를 맛보다는 감동하며 먹었다. 제주도가 아니면 다시 먹기 힘들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주 서귀포 남경미락

 

결국 갈치김치는 잘 먹었지만 그 비싼 다금바리는 절반 이상 남기고 말았다. 주인장이 남은 회를 포장해주려 했지만 우리는 바로 공항으로 가 서울로 출발해야 해서 그 고급 어종인 다금바리에게 실례스럽게도 모두 남기고 따났다.

 

제주 갈치김치의 추억이 맘속에 푸근하게 남아 난 제주도에가는 지인들 모두에게 그 집을 추천했다. 꼭 갈치김치를 먹으라고. 하지만 지인들은 나만큼 갈치김치에 감동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시골 토속반찬일 뿐이라는 것이다. 난 지인들의 반응이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 제주 갈치김치 비주얼을 보고 맛을 떠나 어째서 감동하지 않는 건지 화가 나기도 했다.

 

의문은 얼마 안 가서 풀렸다. 지인의 인스타 맛자랑에 올라온 그 횟집 한상차림 사진을 본 것이다. 난 풍채 좋은 다금바리 회 한 접시 옆에 조그만 반찬 접시에 담긴 갈치김치를 보았다. 썰려서 나온 묵은지와 뭔지 모를 생선? 아니 젓갈 한 줌.

제주 갈치김치 이미지1

 

내가 1년이 지난 후 다시 제주를 찾았을 때 다시 그 횟집을 찾았고 주인장에게 물었다. 보통 갈치김치를 서비스로 한 마리 통째로 주기도 하시냐고. 주인은 내 질문이 이상했는지 날 물끄러미 보더니 날 기억하곤 대답했다. ”그 때는 손님이 탤런트 양반이랑 와서 우리 집 김치를 자랑하고 싶어서 한 마리 통째로 낸 거지, 다른 손님한테는 그렇게 안 줘. 줘도 다 못 먹어.“

 

 

하하하 난 이유를 알고 어이가 없었다. 내 첫 갈치김치의 감동은 주인장의 연예인 서비스였던 것이다. ‘크크크.’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약간 어이가 없기도 했다. 하지만 내 인생 첫 갈치김치의 웅장함은 내 맘속 깊이 큰 감동으로 아직도 각인되어 남았다. 난 갈치김치하면 통 갈치 한 마리가 배추속이 아닌 배추 반포기를 휘둘러 감싸고 있는 게 기본이라고 아직도 생각한다.

 

당시 핸드폰으로 찍었던 사진을 이제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나중에라도 사진을 발견하면 꼭 블로그에 올리겠다.)

 

갈치김치의 유래

갈치김치는 제주도에서 유래한 독특한 김치, 제주 사람들의 식문화와 지리적 특성이 반영된 음식입니다. 제주도는 오랜 기간 동안 육지로부터의 교류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은 육류보다 바다에서 얻은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중 갈치김치는 바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갈치를 활용한 대표적인 김치로, 제주도에서 주로 가을과 겨울에 즐기던 음식입니다.

제주 갈치김치 이미지2

 

갈치김치는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김치 양념에 신선한 갈치를 넣어 맛을 더 풍부하게 하고 감칠맛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갈치가 발효되면서 깊은 풍미를 주어, 제주도의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육지에서는 전통적으로 갈치김치를 만드는 지역이 거의 없습니다. 갈치가 제주도 근해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이다 보니, 육지보다는 제주도에서 갈치를 활용한 요리가 더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육지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배추김치, 깍두기, 파김치, 갓김치 등 육지의 농산물과 어우러진 김치가 발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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